[협상교육][박무승의 재미있는 협상 이야기] 협상기술의 성배 :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 BNE협상컨설팅 박상기 대표

작성자공감신문 작성일2021/08/01 조회수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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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박무승 칼럼리스트 =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말이 있다.

 

협상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은 크게 3가지로 개념 짓는다.

 

첫째, Too Good To Lose.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대박 인식 유도 제안기법)

 

둘째, Too Risky and Costly To Refuse. (거절하기엔 향후 감당해야 할 위험요소(Risk)와 만회비용이 너무 커 어지간하면 군말 말고 수용하고 계약하는 게 낫다고 판단토록 유도하는 제안기법)

 

셋째, No Risk and Cost At All. (처음엔 숨겨진 위험요소나 (Hidden Risk)나 추가 비용 (Cost) 부담이 커 거절하려 했으나, 의외로 별 문제없이 깔끔하고 수익도 짭짤한 괜찮은 (Problem-free & Profitable Project) 조건으로 인식하게 유도하여 결국Why Not! 즉, 합의하는 게 맞다. 라는 대답을 유도하는 제안기법이다.

 

물론, 전문적 협상학으로 깊게 들어가면, 상대의 생각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리프레이밍 Reframing’이란 고도의 심리적 협상기법까지 설명해야겠지만, 오늘은 우리 독자분들의 피로도를 생각해서 다음 기회로 넘기고자 한다.

 

마피아의 저 유명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는, 두 번째 전략인, 지금 거절하기엔 향후 감당해야 할 위험(Risk)과 만회비용(Cost to recover)이 너무 커 어지간하면 수용하고 계약하는 게 낫다고 판단토록 유도하는 제안기법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미국 뉴욕 지역 이태리-시실리섬 출신이 조직한 '마피아'의 피비린내 나는 계파간 전쟁을 700만 달러를 들여 그린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 1966년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한 때 실제 마피아 조직원이었던 작가 마리오 푸조(Mario Puzo)의 작품을 사들여 영화 제작에 돌입했으나, 마피아의 협박으로 여러 차례 촬영이 중단된다. 그러나 파라마운트와 마피아의 최종 담판 결과, 대본에서 '마피아(Mafia)'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조건 하나로 극적인 타결을 맞는다. 그래서 <대부> 1편에서는 '마피아' 대신 '패밀리(Family)'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1970년대 실제 마피아들이 이 영화 속 패션과 행동 방식을 따랐다고 하니 당시의 반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아무튼,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말은 바로, 돈 콜레오네(말론 브라도 분)의 막내 아들인 마이클(알 파치노 분)의 사랑하는 약혼자 케이(다이안키튼 분)는 할리우드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쟈니가 여동생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걸 보고 어떻게 이런 톱가수가 마이클의 가족이 되게 되었는 지 얘기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다.

 

마이클 : 하루는 아버지가 그 밴드 리더를 찾아가셨지. 그리고 1만달러를 건네며 쟈니를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 하셨대. 하지만 그가 거절했어. 그 다음날, 아버지는 다시 찾아가셨어.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 험악하고 덩치 큰 루카 브라지란 부하를 데리고 가셨어. 그리곤 한 시간 만에, 그는 천 달러 수표 한장 받고 계약해지에 군소리 없이 바로 사인 했다더군.

 

(원 대사: My father went to see this bandleader. He offered him 10,000 dollars to let Johnny go. But, the bandleader said no. So the next day, my father went to see him, but this time with Luca Brasi. Within an hour, he signed for a certified cheque of 1,000 dollars.)

 

케이 : (의아해 하며) 어떻게 된 거죠?

 

마이클 : 그 치가 거절할 수 없게 제안을 던지신 거지.* (Made him an offer he couldn't refuse.)

 

케이 : (점점 더 궁금해하며)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마이클 : 루카 브라지가 그 치의 머리에 총을 겨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지. "네놈 골통이든 네 놈 사인이든 둘 중 하나는 이 계약서에 올라오겠지."

 

마피아 두목 가족의 사업은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마치 남의 일처럼 덤덤하게 돈 콜레오네의 무자비한 비즈니스 방식을 얘기하는 마이클을 바라보는 보통 여자 케이의 얼굴에서 다가오는 불안한 미래의 그림자가 옅게 드리워진다. 여자가 남자 잘 못 만났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대체 이미 인생은 망가지기 시작했다는 걸 깨닫기엔 너무 늦었다는 걸 생생히 보여주는 교훈적인 장면이다.

 

암튼 조폭의 최정점인 마피아의 문제해결 방식인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영화 전편에 걸쳐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된다.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대박 인식 유도 제안기법 (Too Good To Lose) 의 예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을 꼽는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송강호 주연의 우리나라 영화 ‘변호인’을 꼽는다.

 

지금 대선 정국이라, 필자가 무슨 정치적 꼼수로 이 영화를 들먹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 그런 의도가 있다면, 더 치밀하게 정략적으로 썼을 것이다. 그냥 이 장면이 교육 교재로 쓰기 좋아서 쓸 뿐임을 밝히고 계속 써나가겠다.

 

영화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송우석 변호사로 분한 송강호가 변호사라면 보통 격 떨어져서 하지 않는다는 부동산 등기 업무가 폭주해, 정신 없이 바빠지자, 새로운 사무장인 오달수와 연봉협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송우석 변호사의 사무실로 들어선 박동호 (오달수 분). 마치 시장통처럼 사무실을 가득 채운 수많은 고객들의 소란스러움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난 후,

 

송우석 : “자 그럼 인제 살 함 시작해 볼까요?”

 

박동호: (무슨 얘긴지 모르는 척 능청을 떨며) 뭐를 예? (뭘요?)

 

송우석: 일이요!

 

박동호: (어이가 없다는 듯) 아이 오늘 처음 뵀는데. 그리고 전 김상필 변호사가 한번 가 봐라 해가지고..

 

송우석: (말을 끊으며) 전 사무실에서 월 30만원 받는다 들었십니다.

(박동호 어떻게 알았지 라는 듯 깜짝 놀라 침을 꿀떡 삼킨다.)

 

송우석: (박동호를 향해 고개를 돌려 쳐다보며)월 50! 우짤랍니까?(어떡하시겠습니까?)

 

빅동호: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여유롭게 웃으며) 아따 그 변호사님 성격 억수로 급하시네예. 허허허 ( 커피잔을 한 모금 쭉 들이킨다.) 앗 뜨겁어라. (고통에 가슴을 쥐어 뜯는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송우석 변호사와 마주 앉아 상담을 받고 있던 고객을 보며 손을 저어 물러 나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두 분은 됐습니다.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가득 메운 대기 고객들을 행해 손뼉을 치며 소리친다.)

 

자 오신 순서대로 저한테 서류를 주이소. 저한테 서류를. 저한 테 주이소 (기다렸다는 듯 박동호에게 한꺼번에 서류들을 쏟아 붓는다. 서류더미와 사람들에 묻혀 “잠깐만”을 다급하게 외쳐대는 박동호를 바라보는 송우석 변호사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월 30만원 받고 있던 박동호에게 던진 월급 50만원 제안. 결코 놓칠 수 없는 너무나 좋은 조건. 우린 Too Good To Lose 오퍼기법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누구나 머릿속에 저울을 하나씩 갖고 있다. 한쪽에는 내가 얻게 될 이익을 올려 놓고 그 다른 편에는 그 이익을 얻기 위해 내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나 대가, 혹은 감수해야 할 위험 등을 올려 놓게 된다. 그래서 내가 투입해야 할 비용(Cost) 대비 얻게 될 이익(Profit)이 크다고 판단이 서야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욕심(Greed)이 무거우냐, 아니면, 반대쪽 두려움(Fear)의 무게가 더 무거우냐가 거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짓는 것이다.

 

아마 협상이란 바로 이 "상대의 머릿속에 들어 앉아 있는 저울의 눈금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술"일 것이다.

 

즉, 당신의 제안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아니 놓치면 후회할 너무나 매력적인, 탐스러운, 욕심나는 제안으로 인식시켜 주는 협상전략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도 어렵고 받기도 어렵다.

 

이런 경우에 차선책으로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채택하는 전략이 Too Risky and Costly T Refuse 제안 전략이다. 즉, 나의 제안을 감히 거절하면 앞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음을 상대가 심장이 쫄깃하도록 생생하게 느끼게 만드는 협상기술이다.

 

즉, 당신이 제시한 최초의 제안을 거절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협상전략이다.

 

결과는 놀랍게도 상대가 거절했던 당신의 최초 제안이 Too Good To Lose 로 재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러한 TooRiskyandCostlyToRefuse제안전략을 “No를 Yes 로 바꾸는 마법”이라고 부른다. 즉, 당초 거절한 제안을 거절했다가는 이후에 닥칠 Risk와 Cost가 도저히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는, 그러기에 차라리 그런 감당하기 힘든 (Prohibitive & Unbearable) 위험(Risk)과 비용(Cost)발생 혹은 손실(Loss)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 마음에 내키지는 않는 조건이긴 하지만, 멀리 보면 이게 현명한 판단임을 상대에게 피부에 와 닿도록 잘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지난 20년간 국제협상컨설팅을 업으로 밥 먹고 살아온 필자가 현실경험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살벌하고 거칠기 그지없지만, 그래서 독자들 대다수는 꺼려할 수도 있지만, 이 마지막 Too Risky and Costly To Refuse 협상기술이야말로, 협상이 주업무인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마스터해야 하는 궁극의 협상기법이다.

 

고백 아닌 고백을 하자면, 국제협상컨설턴트로서 가장 효과를 많이 본 협상기법이 바로 이 기술이다. 결국 상대의 가슴 속 깊이 공포와 두려움을 일으키고 나면, 자기보호본능 기제가 작동하게 되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피할 수 있지”라는 절박한 압박감에 몰리면서 이제까지의 적대적 대립이나 비타협적 태도에서 벗어나, 협력적이고 수용적 태도로 급선회하게 된다. 이러니 이 기술을 구사할 수 없으면 협상기술자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출처 : 공감신문(http://www.gokorea.kr)